퇴직연금과 ETF, 시장의 뒤늦은 전환점

퇴직연금 시장에서 ETF는 글로벌 자산운용 트렌드와 맞물려 중요한 변화를 이끌고 있습니다. 미국과 한국의 사례를 비교해 보면, 제도적 구조 차이와 금융 인프라의 성숙도에 따라 ETF 확산 속도가 달라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한국의 퇴직연금은 펀드 단계를 건너뛰고 ETF가 중심 상품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의 ETF 확산과 퇴직연금 구조

미국은 2025년 기준 약 12.8%의 가구가 ETF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2020년 이후 빠르게 늘어난 수치입니다. 하지만 401(k) 같은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은 여전히 뮤추얼펀드 중심입니다. 이는 일일 NAV 기반 체결 시스템, 분할주 처리, 유동성 관리 등 제도적 이유 때문입니다.

다만 ETF 기반 타깃데이트펀드(TDF), 개인이 직접 선택하는 IRA 계좌를 중심으로 ETF 채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8조 달러가 넘는 퇴직연금 자금 풀 속에서 ETF는 이제 ‘과도기’를 지나 보편적 투자 수단으로 자리 잡는 중입니다.

한국 퇴직연금의 ETF 도입

한국은 제도적 진입 장벽이 낮아 ETF가 곧바로 퇴직연금의 핵심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TDF와 ETF는 앞으로 퇴직연금 투자에서 양대 축이 될 전망입니다.

현행 규정상 퇴직연금 자산은 안전자산(최대 100%)과 위험자산(최대 70%)으로 구분됩니다. ETF가 어디에 속하는지는 기초자산에 따라 달라지는데, 국채·우량 회사채 중심의 채권형 ETF는 안전자산으로, 주식·리츠·원자재 ETF는 위험자산으로 분류됩니다.

2025년 9월 현재 안전자산으로 인정되는 ETF는 170개가 넘으며, 일부 커버드콜 구조 채권형 ETF가 포함되는 등 분류 기준의 일관성 부족 문제도 지적됩니다.

위험자산 ETF의 현황과 한계

퇴직연금에서 위험자산으로 분류된 ETF는 주로 국내·글로벌 테마형 비중이 높습니다. 그러나 장기 투자 포트폴리오의 핵심이 될 시장대표 패시브 ETF의 공급은 여전히 부족합니다. 이는 퇴직연금 시장에서 ETF 활용 가능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자산운용사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부분입니다.

앞으로의 과제

ETF는 이미 글로벌 금융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았지만, 한국 퇴직연금 제도는 제도적·상품적 측면에서 여전히 뒤처져 있습니다. 특히 낮은 수수료로 인해 금융사들이 전용 상품을 적극적으로 공급하지 않는 문제가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TF는 퇴직연금 시장에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며, 제도 정비와 상품 공급 확대가 이뤄질 경우 퇴직연금 운용의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가능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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